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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몽골교회 돕자" 한인교회 따뜻한 손길

몽골이민교회의 간절한 기도를 한인들은 외면하지 않았다. 중앙일보가 보도한 LA 몽골인교회 현황〈본지 1월26일자 A-1면> 기사로 몽골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접한 한인교회들과 독자들이 잇따라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예배당을 무상 대여해주고 몽골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가 하면 기부금도 답지했다. LA한인타운내 2개 한인교회가 LA몽골리안크리스천처치(LAMCC)에 예배당을 무료로 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LAMCC는 8년전 한인선교사가 세운 남가주 최초이자 교인수 70여명의 가장 큰 몽골인교회다. 지난 3년간 이 교회는 현재 사우스LA에 있는 예배장소를 한인타운으로 옮기고 싶어했다. 몽골인 대부분은 한인타운에서 살고 일한다. 좀 더 가까운 곳에서 교인들을 배려하고 더 많은 몽골인들을 전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무상으로 예배장소를 빌려주겠다는 한인교회가 없어 번번히 마음을 접어야 했다. 기사 보도 후 예배당 무상 임대를 제안한 첫번째 한인교회는 8가와 후버 인근 주소망교회(담임목사 박상진)다. 교인 30명의 작은 교회가 통큰 결정을 내렸다. 박상진 목사는 "교회의 사명중 하나가 하나님께서 눈 앞에 보여주신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몽골인들이 예배드릴 장소가 없다는 중앙일보 기사를 읽고 몽골인교회에 전화했다"고 말했다. 대형교회도 돕기에 나섰다. 충현선교교회(담임목사 민종기)는 몽골인 잉케씨를 교회 사찰로 고용했다. 잉케씨는 이 교회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월급 2000달러도 받게됐다. 이 교회에서는 집이 없는 다른 몽골인 한명도 잉케씨와 함께 먹고 잘 수 있게 배려했다. 민종기 목사는 "몽골에 선교사도 보내는데 LA에 함께 사는 몽골인들을 외면할 순 없지 않느냐고 생각했다"면서 "당회에서도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말했다. 또 한인 독자는 LAMCC와 타운내 몽골인교회인 '새로워지는 교회'에 각각 500달러씩 1000달러를 기부했다. 이중 새로워지는 교회는 받은 500달러 전액을 다시 몽골현지 불우아동 11명의 후원금으로 기부했다. LAMCC의 처크트 에르덴 허르로 목사는 "도와주겠다는 한인들의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며 "몽골인교회를 처음 세워준 한인교계가 또 한번 도약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도움 주실 분들:(626)500-9472 처크트 목사/(213)820-4834 크리스티나 이 선교사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2011-02-08

[독자 소통…기사 그 후]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창고같은 건물 2층에서 그들은 예배를 드렸습니다. 한켠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10대들은 끼리끼리 모여 자기들만의 비밀 이야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지켜보는 부모들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지난 23일 취재차 찾아간 사우스LA에 있는 몽골인교회의 정경입니다. 웃고는 있지만 이들에게는 걱정이 많습니다. 한인들이 걸어온 이민 1세대의 아픔을 그들도 겪고 있습니다. 10여년전부터 본격 이민 러시를 이룬 몽골인들은 현재 한인들에게는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LA한인타운에서 살고 한인업소에서 일합니다. 생김새도 비슷해서 말만 하지 않으면 한인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우리 한인들은 편한 이웃이기보다는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한인들 때문입니다. 한 몽골 교인에게 한인에 대해 물었습니다. 대뜸 "사장님 나빠요"라는 어눌한 한국어를 내뱉었습니다. 그가 말한 억울함은 같은 한인으로서 듣기 미안할 정도였습니다. 그를 고용한 한인 업주는 시간당 3달러만 줬다고 합니다. 법정 최저임금은 8달러입니다. 이마저도 3개월치 월급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몽골인들에게 한인들은 쌀쌀맞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5년간 일하다가 LA로 건너온 몽골 교인은 "한인들보다 한국인들이 더 따뜻하다"고 했습니다.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할 순 없지만 한인 입장을 대신해 항변할 근거는 초라했습니다. 타운내 일부 한인 교회들도 몽골인들에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현재 사우스LA에 있는 몽골인교회는 예배장소를 LA한인타운으로 옮기길 원하고 있습니다. 교인 대부분이 한인타운에 살고 있고 차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배장소를 빌리기 위해 한인교회 10여군데를 찾아갔지만 선뜻 허락해주는 교회가 없었다고 합니다. 몽골교회 취재를 하면서 지난해 12월 특집으로 게재한 100년전 한인교회의 밥 나눔 기사중 한토막이 생각났습니다. 1918년 4월 6일자 신한민보에 따르면 당시 리버사이드 한인교회 교인 20여명은 '맨' 여사 등 미국인 3명을 위한 애찬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맨 여사 등이 나이 늙어서도 어학을 가르치며 우리 교회를 도운고로”라고 적었습니다. 100년전 영어 한마디 못하던 한인들도 이웃 미국인들의 도움을 받고 성장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몽골인들에게 손을 내밀 때입니다. 100년전 한인들의 초대를 받았던 맨 여사처럼 몽골교회가 “도움을 줘서 고맙다”고 초청하는 한인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취재중 몽골인 교회에서 먹어본 몽골식 볶음밥은 따뜻하고 맛있습니다. ▶도움주실 분들 (626)500-9472 처크트 목사/(213)820-4834 크리스티나 이 선교사

2011-02-01

쑥쑥 크는 LA '몽골인 교회'…6개로 늘어, 교인 300여명

LA인근 몽골인교회가 한인 교계의 지원아래 몽골리안커뮤니티의 구심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3년 남가주 최초의 몽골인교회 '몽골리안크리스천처치(담임목사 처크트 에르덴 허르로.LAMCC)가 태동된 이후 지난 8년간 LA인근 몽골인교회는 6개로 늘었다. LAMCC 첫 예배시 9명에 불과했던 출석 교인수도 6개 교회 300여명에 이르고 있다. LA인근 몽골인수가 2000여명에 불과하고 국민의 절반 이상이 불교신자인 전통적인 종교색을 감안하면 이같은 성장은 주목할 만 하다. 몽골인교회의 최대 후원자는 한인들이다. 가장 교인수가 많은 LAMCC는 한인 선교사가 세웠고 현재 사우스LA 한인 교회인 마가교회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예배당을 이용하고 있다. 한인타운내 6가와 옥스포드에 있는 몽골인교회인 '새로워지는 교회(담임목사 윤재의)'에서는 타운내 몽골인 노숙자들과 장년층을 상대로 무료로 한글과 그림 피아노도 가르쳐준다. 몽골인교회는 예배 장소로서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사랑방 역할을 겸한 전형적인 이민교회만의 특성도 찾아가고 있다. LAMCC 처크트 목사는 "구직 교육에 관한 정보도 나누고 건전한 이성 교제도 이뤄진다"면서 "우리교회에서 만난 커플이 다음달에 결혼한다"고 말했다. 100여년간 미주 한인교회가 걸어온 길을 몽골인교회가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몽골인교회에서는 한인커뮤니티의 현재 모습도 투영된다. 몽골인들은 한인들에 대해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나 “특유한 결속력”을 가진 “고마운 존재”라고 표현했다. 반면 일부 한인 업주들이 몽골인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불안정한 체류신분을 빌미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한 몽골인은 “지압을 가르쳐주겠다고 해서 마사지 업소에 취직했는데 근무 첫날 업주가 ‘호텔로 가서 손님과 자고 오라’고 시켰다”며 불법성매매 한인업소를 고발하기도 했다. 새로워지는 교회의 크리스티나 이 선교사는 “100년전 한인들의 애환이 담긴 사탕수수밭이 현재의 몽골인들에게는 LA한인타운”이라고 말했다. 몽골인교회는 성장세에 있지만 완전한 자립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재정적으로 어려워서다. 처크트 목사는 “교회를 한인타운으로 옮기고 싶지만 무상으로 예배장소를 제공하겠다는 한인교회가 없다”면서 한인교계의 지원을 부탁했다. ▷문의:(626)500-9472 처크트 목사/(213)820-4834 크리스티나 이 선교사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2011-01-25

한인타운서 만난 몽골인들 "시간당 3달러…그나마도 주지 않는 업주 많아"

LA몽골인들도 여타 이민자들처럼 생계와 싸우고 있다. 불안한 체류신분 때문에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돈을 모아 고국으로 송금하거나 함께 건너온 가족들을 부양하는 데 24시간 사투를 벌이고 있다. 몽골인교회에서는 그들의 고된 삶을 들을 수 있었다. LAMCC의 처크트 담임목사에 따르면 몽골인들의 주 근무처는 LA한인 업소다. 식당 종업원 일식 주방장 발레 파킹 직원 캐시어 네일샵.미용실 보조 트럭 운전사 등 육체노동이 대부분이다. 사는 곳도 대부분 LA한인타운이다. 같은 곳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몽골인들에게 비친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LAMCC에 다니는 한 몽골인은 "(한인들은) 우리를 기쁘게도 하고 슬프게도 만든다"고 표현했다. 한인 식당 주방장으로 근무하는 카르한(29)씨는 "몽골에서 온지 사흘만에 이 직장을 얻었다"면서 "일자리를 주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 한인 업주가 고맙다"고 말했다. 오렌지카운티 몽골교회의 호나씨는 "한인들은 커뮤니티 테두리안에서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는 공동체 의식이 부럽다"면서 "몽골인들은 유전적인 유목민 성향 때문인지 잘 뭉치지 못한다"고 한인들의 장점을 꼽았다. 몽골에서 딸과 사위를 방문한 바야스칼란(60)씨도 "허준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알게됐다"면서 "TV나 음악을 통해 접한 서울과 LA한인들의 삶은 몽골인들에게 낯설지 않은 곳"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끄러운 한인들의 모습도 있다. LA한인타운내 몽골인 노숙자들을 도와온 '새로워지는 교회'의 크리스티나 이 전도사에 따르면 한인들 때문에 상처받은 몽골인들도 부지기수다. 이 전도사는 "시간당 3달러도 안주는 한인 업주도 있다. 그나마도 주기 싫어 일만 시키고 월급날 전에 해고시키는 경우도 많다"고 실정을 전했다. 뿐만 아니다. 한인이 운영하는 직업소개소는 몽골인들을 두번 울리고 있다. 소개비조로 30달러를 받고 월급에서 20%를 공제하는 업소도 있다는 것이 이 전도사의 설명이다. 이 전도사는 "100여년전 한인 이민자들에게 애환을 준 사탕수수밭이 21세기를 맞은 몽골인 이민 1세들에게는 LA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억울한 경험 때문에 LA보다 한국에서 일하는 것이 낫다는 몽골인들도 있었다. 두 딸을 공부시키려 남편과 함께 LA에 이민 온 수랭(여.40)씨는 5년간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녀는 "남편이 LA의 한 유리가게에서 일했는데 월급을 제때 주지 않아 살기 어려웠다"며 "한국에서는 돈을 못받은 적이 없었고 물가도 싸서 살기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 전도사는 "몽골인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한국어가 '빨리빨리'와 욕설이다"면서 "한인들의 잣대로 그들을 맞추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몽골인들을 품는 선교"라고 말했다. ▶도움 주실 분:(213)820-4834 새로워지는 교회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2011-01-25

통역 사역자 호나씨 "미키마우스 반창고 받으러 교회 나갔다 전도사 됐죠"

LA의 몽골인들에게는 든든한 대변인이 있다. 몽골커뮤니티의 '입'인 호나(30.사진)씨다. 본명은 '콘츠측 샤라브쟘츠'다. 몽골이름은 발음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몽골인들이 그렇듯 영어이름인 호나를 주로 쓴다. 그녀는 언어의 축복을 받은 몽골 사역자다. 모국어와 러시아어 한국어에 영어까지 4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 또 미주장신대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딴 여전도사이기도 하다. 언어에 신학까지 겸비했으니 몽골교회 뿐 만 아니라 한인교회나 미국교회에서까지 그녀는 통역 1순위로 초빙된다. 몽골인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타 커뮤니티로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태어나 평범한 여고생으로 살던 그녀가 인생의 반전을 맞은 것은 1994년 교회를 나가면서다. 그 계기는 일회용 반창고 때문이다. "당시 여고생들 사이에서 캐릭터가 그려진 반창고 수집이 유행이었어요. 외국 상품이 넉넉치 못한 때여서 그랬나봐요. 친구가 교회에 같이 가면 미키마우스 반창고를 준다는 말에 나가게 됐죠." 첫발을 디딘 교회가 새생명교회였다. LA출신 한인 선교사로 몽골 사역도중인 2006년 북한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최순기(당시 61세) 선교사가 개척한 교회다. "최 선교사님은 제게 스승이자 아버지이자 친구였어요. 유머 넘치는 그분의 설교는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들렸어요." 그후 교회에 살다시피한 그녀는 집안의 반대에 부딪쳤다. 대대로 내려온 불교집안에 완고한 변호사 아버지는 그녀를 집에서 쫓아냈고 생활비도 주지 않았다. 당장 생계와 학비를 마련해야 했던 그녀가 선택한 돈벌이 수단이 한국어였다. 몽골에 한인 선교와 이민 붐이 일면서 통역이 태부족하던 시절이었다. 책을 붙들고 독학으로 한글을 배웠다. 존대말과 한문이 어려웠지만 반년 만에 말문이 트였다. "한국어는 저를 먹여살린 언어에요. 그 덕에 공부하고 기독교인으로서 꿈을 갖게 됐어요." 그리고 2006년 LA로 건너왔다. LA의 한인 선교사가 17년전 몽골에서 뿌린 복음의 씨앗이 다시 LA에서 역선교의 꽃을 피운 것이다. 지난해 미주장신대를 졸업한 호나씨는 올해로 4년째 시미밸리지역 한인교회인 한우리교회 유년부 전도사로 사역 중이고 지난해 1월에는 오렌지카운티몽골교회(OCMCC)도 개척했다. 몽골기독교인으로서 호나씨의 꿈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LA몽골인들을 전도해 모국을 복음화하는 것이 그녀의 우선 목표다. 호나씨에 따르면 몽골에는 2006년 건국 800주년을 기점으로 샤머니즘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무당들은 징기스칸의 영이 1000명의 몸을 빌어 환생하면 다시 몽골이 부국강병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터무니 없는 말을 믿고 따르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죠. 미국에서 교육받은 몽골기독교인들이 돌아가 전도해야 합니다." 그녀의 최종 선교 목적지는 아프가니스탄과 북한이다. "몽골과 북한은 30일 무비자 협정이 맺어져 있어요. 몽골인이면 누구나 언제든 제재없이 북한에 갈 수 있죠. 한국인들이 못하는 동토의 복음화에 적임자가 몽골기독교인들입니다." 미주 중동과 북한까지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망울에서는 그녀의 조상들이 개척한 초원이 보였다. 정구현 기자

2011-01-25

"버한 자일 버르 (몽골어: "하나님을 찬양하라")" 예배는 고달픈 몽골 이민자의 희망

"예수스 할렐루야 아멘!!" 23일 오후 6시쯤 사우스 LA 제퍼슨과 브로드웨이 인근 마가교회 2층의 작은 방. 경쾌한 드럼 박자와 기타 리드 보컬의 가스펠송이 합판으로 덧댄 방의 벽면을 세차게 울리고 있다. 무대에서 열창중인 밴드를 따라 50여명의 성도들은 간의의자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찬양에 여념이 없다. 방 뒤켠에서는 이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기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재롱을 부린다. '예수'를 외치고 '할렐루야' '아멘'까지 한국어로 들리는 후렴구는 LA의 여느 한인 개척교회와 다를 바 없는 정경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찬양이 시작되자 그들의 입에서는 생소한 말들이 쏟아졌다. "버한 자일 버르(하나님을 찬양하라.Burhan Zal Bir)!" 몽골어다. 이곳은 남가주 최초의 몽골인교회인 LA몽골리안크리스천처치(LAMCC)다. 갓 돌지난 아이부터 60대 어른까지 50여명이 한 목소리로 외치는 찬양은 알아듣기 어렵지만 간절하고 절실하다. 몇몇 성도들은 눈물을 흘리며 절대자의 도움을 간구했다. 곧 이어진 기도시간에 그 소원은 하나로 뿜어져 나왔다. '잘 살게 해달라' '신분이 해결되게 해달라' '아이들 공부 잘 하게 해달라' 등등 이곳이 고향이 아닌 이민자들의 지난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처크트 에르덴 허르로 담임목사의 설교도 '희망'이 주제였다. 요한복음 2장에 물을 포도주로 바꾼 예수의 기적을 주제삼아 "끊임없이 기도하면 하나님의 때에 축복이 있다"는 내용으로 그들을 위로했다. 1시간 30분여의 뜨거운 부르짖음이 끝나자 교회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에게는 놀이터이고 청년들에게는 이성을 만나는 교제의 장소였고 장년들에게는 사랑방이 됐다. 소담스럽게 담긴 몽골 볶음밥을 한그릇씩 먹으면서 서로 안부를 묻기 바빴다. 100여년전 외딴 섬에서 타향살이를 갓 시작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한인 이민교회의 초기 모습이 그 곳에서 재현되고 있었다. 이 교회 교인 대부분은 유학비자로 미국에 건너온 20~30대들이다. 공부가 목적인 학생들도 있지만 돈을 벌기 위해 이들도 다수다. 혈혈단신인 이들에 비해 가족과 함께 교회에 출석하는 3~4 가정은 행복한 편이다. 처크트 목사는 "체류신분이 불안정한 교인들이 많다. 몽골인들 사이에서는 '영주권 받기가 로토 당첨보다 어렵다'고 할 정도로 정착이 힘들다"고 교인들 사정을 전했다. 예배시간이 저녁시간인 이유도 몽골인들 대부분이 일요일에도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인들의 어려운 사정은 그대로 교회 재정에 반영된다. 이 교회 연간 재정은 3만달러다. 자녀가 넷인 처크트 목사 가정 생활비로만 쓰기도 빠듯하다. 예배장소를 마가교회에서 무상으로 제공하고 어바인 한인교회에서 매달 400달러를 보태주고 있지만 그 뿐이다. 몽골인교회가 더디게 성장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이 교회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창립 7년째를 맞는 이 교회는 예배장소를 몽골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LA한인타운으로 옮기려 수차례 시도했지만 번번히 좌절했다. 최근에도 2주 동안 한인타운내 교회 여러곳을 찾아다녔지만 기꺼이 장소를 제공하겠다는 교회는 한 곳도 없었다. "지금까지 도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한인 업소에서 우리를 고용해주고 교계에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면 LA 몽골인들을 부흥시킬 수 있습니다." 몽골인 교회는 양 커뮤니티의 거울이다. 그들은 한인 교계를 통해 미래를 꿈꾸고 한인 교계는 과거의 우리였던 그들을 이끌 책임이 있다. ▶도움주실 분:(626)500-9472 츠코트 목사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2011-01-25

LA인근 몽골인 교회, 'Mongol' 징기즈칸 후예서 복음의 전사로…

광활한 중앙아시아 초원을 누비던 징기스칸의 후예들이 LA에서 복음의 전사들로 변화하고 있다. 직.간접적인 한인 커뮤니티의 지원에 힘입어서다. LA인근 몽골인교회는 지난 2003년 남가주 최초의 몽골인교회인 LA몽골리안크리스찬처치(담임목사 처크트 에르덴 허르로.이하 LAMCC)를 시작으로 현재 6개로 늘었다. LA의 LAMCC와 새로워지는 교회 오렌지카운티의 몽골크리스천교회까지 3곳은 독립한 몽골인 교회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나머지 3곳은 한인 교회내 외국인 예배나 가정예배로 운영된다. 교회가 늘어나면서 LAMCC 첫 예배 당시 9명에 불과하던 LA인근 전체 몽골 기독교인수도 200~300명에 달할 정도로 증가했다. LAMCC의 처크트 담임 목사는 "절대 숫자로 따지면 놀라운 증가는 아니지만 LA거주 몽골인들이 2000여명 정도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교회가 몽골 커뮤니티의 구심점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불교국가에서 이민온 그들을 회심시키는 데에는 한인 교계가 앞장서고 있다. 우선 최대 몽골인교회인 LAMCC는 몽골에서 사역중에 안식년을 맞아 LA에 온 이철희 선교사가 세웠다. 3년간 교회를 이끌던 그가 2006년 7월 몽골로 돌아간 뒤 그 빈자리를 현재 담임인 처크트 목사가 맡고 있다. 처크트 목사는 "LA다운타운의 한인교회인 마가교회(담임 채동선 전도사)에서 무료로 내준 예배당을 이용하고 있고 매주 60~70여명이 출석한다"고 말했다. 20여명이 출석하는 오렌지카운티몽골인교회(OCMCC)는 LAMCC의 지교회로 볼 수 있다. LAMCC를 출석하던 여전도사인 호나 콘츠측 샤라브쟘츠(30)씨가 지난해 1월 가든그로브에서 개척해 1주년을 맞았다. 호나씨는 몽골에서 사역하다 숨진 LA출신의 최순기 선교사를 통해 복음을 받아들였다. 호나씨는 "차가 없는 OC지역 몽골기독교인들을 위해 따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지교회 설립 배경을 밝혔다. 또 다른 LA몽골인교회로는 6가와 옥스포드 인근의 '새로워지는 교회(담임목사 윤재의)'다. 2009년 10월 한인 여 전도사인 크리스티나 이 전도사가 몽골인들을 모아 시작한 교회다. 매주 몽골인 30여명이 모인다. 이상 3개 교회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정보를 공유하면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LAMCC는 20~30대 젊은 층을 OCMCC는 오렌지카운티 한인타운에서 일하는 몽골인들을 새로워지는 교회는 40~50대 장년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한인 교회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몽골인교회들은 여전히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LAMCC만 어바인 온누리 교회에서 매달 400달러의 선교비를 지원받고 있을 뿐 한인 교회에서 지속적인 재정 후원을 받는 몽골인 교회는 전무하다. 새로워지는 교회의 크리스티나 이(58) 전도사는 "몽골인교회 교인 대부분이 힘겹게 생활하고 있는 1세들이라서 안정적으로 헌금을 내기 어렵다"면서 "한인 교계의 도움이 여전히 절실하다"고 실정을 전했다. '몽고'는 비하의 말, '몽골'이 맞는 표현 몽골(Mongol)의 공식 국호는 몽골 울스(Монгол улс)라고 하며 영어로는 'REPUBLIC OF MONGOLIA'다. 한인들은 몽고(蒙古)라고도 하지만 잘못된 표현이다. 몽골은 '용감한'이라는 의미의 부족어다. 징기스칸이 이끄는 몽골부가 나라이름으로 바뀌었다. 반면 몽고는 몽골인들의 침략으로 전쟁에 시달려온 중국인들이 몽골을 비하하기 위해 우매할 몽(蒙)과 옛 고(古)를 사용하면서 비롯됐다. 때문에 몽고라는 말은 몽골인들에게는 큰 실례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20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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